5월 15일 스승의 날이면 찾아 뵙지는 못해도
전화 한 통화는 올리고픈 스승님이 계십니다.

우리 아버지는 나를 서울삼육초등학교를 보내려 했었으나 자금형편상
맞은편에 있는 공립 서울홍릉초등학교를 보내었습니다.
중학교를 들어가야 할 무렵에...
우리 아버지는 또 고민에 빠지셨습니다.
그러더니 저에게 서울삼육중학교에 데리고 가서 시험을 치르도록 하셨고,
그래서 저는 처음으로 삼육이라는 품 안에 안기게 되었습니다.

삼육...
텃세를 느끼게하는 곳이 삼육 이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또래중에 제일 컷었던 나를 담임선생님이
학습부장으로 추천하신 덕분에 동기생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계기 마련이 되었습니다.
물론 같은 교회를 다니던 미애, 미영, 윤숙이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 때 이사간 후로는
한번도 소식을 몰랐던 승희. 이 친구들이 있어서 그나마 어색하지 않았고,
또 사람을 대하는 솔직한 나의 태도와 봉사심이 한몫을 했었지요.
그 1학년 때에 신앙의 길에 온전한 마음으로 침례도 받았고, 그 침례의 의미에 따라
그 이전에 기억했던 모든 관계와 습관을 버리면서 새로 태어난 그 자체였습니다.
삼육을 첫경험하고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었던 중학교 1학년.
그 때, 불 당긴 신앙의 자리 삼육동산에서 내게 특별한 스승님 세 분을 마음에 모시고 있습니다.
내 믿음을 굳건하게 해 주셨던 지금은 고인이 되신 황영일 선생님.
내 신앙의 각도와 방향을 일관되도록 도와주신 현재 미국에 계시는 황중영 선생님.
신과 인간의 경간에서 쉼터가 되어 주셨기에 늘 궁금하고 보고픈 장동수 선생님.

5월15일 스승의 날에 장동수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받지 않으셨습니다.
오늘은 일찍 주무시는가 보다 하고는 이틀 뒤에 전화했는데 여전히 받지 않으시더군요.
그럴리가 없는데 생각하고 재시도하는데 마침 사모님이 전화를 받으시더니...
항암치료 관계로 삼육의료원(서울병원)에 입원하셨다더군요.
노인네 분들 연락안되면 뭔일 생겼다 싶고 그렇지 않나요.
다행스럽게도 입원해 계시다니...
월초에 호계리에 가서 뵙고는 왔지만 이틀동안 가슴 졸였었습니다.

살아 오면서 사람마다 다 스승이 있습니다.
그 스승이 모두의 스승이 될 수는 없고 또 나의 스승도 다른 이의 스승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던 그 스승님들의 나이를 지나고 있습니다.

나는 다른 누군가의 스승이 되어 준 적이 있었는가...
스승을 기다리는 멘토(제자 또는 후배)들을 위한 나의 마음은 얼마였던가!
받은 것을 되물려 나누어 주는 오늘의 스승, 우리였으면 싶습니다.